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분류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 기사를 읽던 중 이런 인터뷰를 보게 되었습니다. 조선일보 김민배 정치부장이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와 나눈 인터뷰 입니다. 인터뷰 내용이야 볼 것도 없습니다. 조선일보의 근성을 남김없이 보여 준 인터뷰이지요. 문학계에 주례사 비평이 있다면, 언론계에는 주례사 인터뷰가 있습니다. 이 인터뷰가 그 전형입니다.

아무튼 다른 건 다 젖혀 두고, 대운하 공약에 관한 인터뷰 내용을 옮겨 보겠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이명박 후보가 너무 축약적으로 말을 하는 바람에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운하를 건설하면 우리나라에 지상천국이 도래할 것 같은 말을 하는 것이야 어느 정치인이라도 대선에 나와 공약을 선전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정치인의 수사라고 할 수 있으니... 그냥 넘어가시길 바랍니다. 그렇지만 아래에 강조 표시한 문장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런지요?

조선일보 김민배: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논란이 많다. 철회할 생각은 없나.

한나라당 이명박: 한반도 대운하는 미래 대한민국을 위해서 누군가는 해야 한다. 수질을 개선하고, 수량을 풍부하게 하고, 환경을 복원하는 세 가지 결정적 이유가 있다. 운하가 생기면 10억?(톤?)의 물이 더 보존된다. 이것만 돈으로 계산해도 수십 조(兆)가 될 거다. 국토를 파괴하지 않고 기존 강의 물길을 잇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토목공사’라고 하지만 이건 종합 IT기술이다. 호남운하, 경부운하 900㎞ 권역 모든 곳에 관광이 다 살아난다.

(출처: 조선, 이명박 DJ·노대통령, 너무 고수들이라…
)

토목공사와 종합 IT와 관광 개발과 수질 개선과 수량 확충과 환경 복원 간의 관련이 단 세 문장 속에 압축적으로 요약되어 있는데, 좋은 말을 마구 늘어 놓는다고 말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일단 그것 보다는 종합 IT 라는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앞의 인터뷰에서 IT가 무슨 말의 약자일지 궁금합니다. International Tomok 도 아니고, Infrastructure Tomok 도 아니고... 아무튼 IT가 좋긴 한데, 이 글에서 사용된 IT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분류법대로라면 현대건설도 IT 기업이라고 해야하는지... 그러니까 올블로그, 네이버, 다음, SK텔레콤, 현대건설이 같은 업종에 속한다고 말해야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