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배터리: 기술의 진보인가 얄팍한 트릭인가?
가제트 :
2007/06/21 11:42
앞에 링크 건 기즈모도의 포스팅이 18일자의 포스팅인데, 어제 19일 나온 애플 아이폰 배터리에 관한 후속 포스팅은 약간의 반전을 담고 있었습니다. 일단 애플 아이폰의 배터리 시간이 3시간이나 더 늘어 났다는 보도가 주변인들에게는 꽤나 충격적이었던지 첫단락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애플 아이폰의 배터리 통화 시간이 8시간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소식이 나오자 이런 반응이 나왔답니다. "(애플 아이폰의) 팬들은 환호했고, 적대자들은 신음소리를 냈으며, 경쟁자들은 슬피 울었다." 이 때 사용된 영어 단어들은 각각 rejoice, moan, weep 입니다.포지션에 따라 극명하게 대비가 되는 재미있는 표현이죠.
그런 말을 하고 난 직후 기즈모도는 정색을 한 듯, 애플 아이폰 배터리 시간 연장의 비밀을 까칠하게 파들어 가기 시작합니다. 간단한 내용이지만 그것조차 읽기 싫어 하시는 분을 위해 요지를 말씀드리면, 애플 아이폰의 배터리 시간 연장은 어느 정도는 사실이지만 무시 못할 정도는 트릭이 들어 있다는 것이 기즈모도의 요지입니다. 아마도 기자들도 제가 모두에 던진 질문과 비슷한 질문을 가졌나 봅니다. 그래서 몇몇 기자들은 애플에게 어떻게 3시간이 더 늘어났느냐, 실험 데이터를 보여달라는 말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애플이 발표한 실험 관련 자료가 기즈모도에 포스팅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어떻게 아이폰의 배터리가 5시간에서 8시간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는가에 관한 "사소한"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이런 테스트 방법은 다소 민감할 수도 있지요. 출시가 코 앞이라 더 그렇지요. 이 실험 자료를 보면, 통화시간 8시간이라는 말은 맞지만 통화시간 8시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 특별한 실험 조건이 수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령, 이런 겁니다. 애플 아이폰의 8시간의 통화시간은 1900MHZ 대역을 사용한 통화로 와이파이 네트워크 스캐닝을 꺼놓은 상태로 측정된 시간입니다. 관건은 우리가 일상적인 전화 사용 장면에서 이 기능을 꺼놓고 사용하는가 여부, 그리고 대역대별 배터리 소모가 다르다면 이 대역대가 AT&T 서비스 대역대인가 (댓글에는 AT&T 대역이 850MHZ 라고 되어 있습니다) 를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두 가지 다소 미심쩍은 조건 아래에서만 아이폰의 배터리 통화 시간은 8시간이 나옵니다. 일상에서 이 두 가지 조건이 달라진다고 가정할 때 얼마나 배터리가 더 소모되는가를 따져 보면 여기서 세이브된 배터리가 얼마인지 계산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인터넷 사용시간 테스트는 와이파이 (혹은 1900MHZ EDGE) 를 켠 상태로 20개의 URL을 차례대로 웹상에 띄우고, 한시간에 한번씩 이메일을 체크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합니다. 기즈모도에서는 이 실험 조건을 두고 "한시간에 한번이라니, (맙소사)!" 하는 다소 조롱어린 반응을 덧붙여 놓았습니다.
그외의 비디오, 오디오 플레이 타임도 어디까지나 "실험실 조건"에서의 실험을 적용한 것입니다. 사실, 실험실 조건이라는 건 일반 사용자들의 핸드폰 사용조건과 매우 다릅니다. 더구나 아이폰이 스마트폰을 지향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테스트 조건은 지나치게 관대한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일수록 이것 저것 다켜고, 웹브라우징도 가혹하게 해대고, 이메일도 수시로 열어댈 가능성이 더 높아지니까요. 그러니까 아이폰 구매대기자들의 배터리에 대한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이런 8시간 통화시간 업그레이드 소식을 애플에서 내놓았지만, 어떻게 보면 배터리 성능 개선이 획기적으로 이루어졌다기 보다는 배터리 성능 측정을 위한 실험 조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고 보는 게 옳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아이폰이 실사용자들의 손에 들어간 이후에라야 정확한 체감 배터리 시간에 관한 보고들이 나오겠지요. 재미있는 것은 애플 아이폰의 배터리 사용 시간에 관한 트릭성 발표가 나온 이후 "더 큰 성공을 위해 스티브 잡스가 영혼을 팔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 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설마 아이폰 몇 개를 더 팔기 위해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영혼을 담보잡힐리 없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건 예전에 없던 신뢰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