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리뷰'에 해당되는 글 22건

  1. 2008/06/22 베블렌 효과 (Veblen Effect) 의 의미와 용례는? (1) by 가제트
  2. 2008/06/14 노무현은 실패한 대통령이다. (3) by 가제트
  3. 2008/03/08 홍성걸 교수는 누구? (100분 토론, "땅투기 안 한 사람 바보 아닌가?") (3) by 가제트
  4. 2007/10/30 프로슈머 : 의미와 용례 리뷰 (1) by 가제트
  5. 2007/06/08 버진 아일랜드의 매력과 함정? by 가제트
  6. 2007/05/18 서경석 목사: 우직한 반골인가 처세의 달인인가? by 가제트
  7. 2007/05/17 임금정보시스템 시험 개통: 샐러리맨들의 자존심 키재기 도구? by 가제트
  8. 2007/05/11 재벌 총수는 언제나 주어인가: 젯블루 항공의 반란 (1) by 가제트
  9. 2007/05/10 재벌 세습: 문화라기 보다는 문제 by 가제트
  10. 2007/05/08 무명 정치인이 패리스 힐튼만큼 유명해 진 이유: 웹 상의 정치공학자들 by 가제트
  11. 2007/05/03 사익과 공익의 충돌: 두고 두고 생각해 봐야 할 몇 가지 포인트 (1) by 가제트
  12. 2007/05/02 싸구려 대한민국, 저열한 사회지도층들 (8) by 가제트
  13. 2007/04/29 김승연회장 출두 풍경: "쇼를 해라" (14) by 가제트
  14. 2007/04/28 김승연의 자식 사랑 비법 베스트 3 (6) by 가제트
  15. 2007/04/25 언론의 ABCD 눈감고 술래잡기식 보도관행 by 가제트
  16. 2007/04/24 러시아 보리스 옐친 사망: 옐친의 시대 간략 회고 by 가제트
  17. 2007/04/22 SK텔레콤 관련 뉴스의 폭주 현상 by 가제트
  18. 2007/04/19 세계 최대의 쇼핑몰: 사우스 차이나 몰 (South China Mall) 의 몰락 (2) by 가제트
  19. 2007/04/14 샅바 잡이의 귀재: 노대통령 개헌 발의 취소 by 가제트
  20. 2007/04/11 수습기자 폭행사건: 기성 언론은 못주지만 블로거는 줄 수 있는 것 (3) by 가제트
  21. 2007/04/10 박근혜 날자 이명박 떨어진다 :: 박비이락 (朴飛李落) (1) by 가제트
  22. 2007/04/09 영화 300을 활용한 심심풀이 단답형 문제 하나 by 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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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블렌 효과는 미국 사회학자인 베블렌의 이름을 딴 것으로 경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다. 베블렌 효과 (Veblen Effect) 라는 말 보다는 베블렌 상품 (Veblen Good) 이라는 말이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 더 적확하다. 베블렌 효과는 특정 상품이 경제학의 일반법칙인 수요-공급 법칙에 어긋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 장치로 나왔다. 경제학의 수요-공급 법칙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가 증가한다. 라면 가격이 400원에서 500원으로 오르면 라면 수요가 줄어드는 게 상식이다. 반면 라면 가격이 500원에서 400원으로 내려가면 라면 수요는 늘어나게 된다. 이건 일반적인 상품의 수요-공급 패턴이다. 그러나 베블렌 효과는 다르다. 베블렌 효과는 가격 상승이 상품수요를 증가시킨다. 반대로, 베블렌 효과는 가격 하락이 상품수요를 감소시킨다. 다시 말해, 베블렌 효과는 일반적인 경제 원리에 위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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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블렌 효과의 대표적 예시인 럭셔리 자동차

이렇게 베블렌 효과는 일반 경제 원리에 반하여 가격-공급 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다. 베블렌 효과는 이 현상을 가리키는 개념인 반면 베블렌 상품은 이 현상을 불러 일으키는 상품군을 가리킨다. 베블렌 상품군으로는 다이아몬드나 럭셔리 자동차 같은 게 있다. 베블렌 효과가 일어나는 이유는 베블렌 상품군에 속하는 고가의 상품이 가격 장벽을 형성하고 그로 인해 다수 대중들이 그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높은 가격으로 인해 상품의 희귀성이 보장된다. 만약 100만원 짜리 핸드백이 80만원 팔린다면, 그 핸드백 가격이 떨어져 수요도 생기겠지만 그보다 기존 상품 사용자들이 추가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흔해빠진 물건을 고가에 살 생각이 없어지는 것이다. 베블렌 효과가 언제 어느 경우나 맞는 것은 아니지만, 고가품의 과시 소비를 설명하는 유용한 툴인 것은 분명하다.

2007/10/30 - 프로슈머 : 의미와 용례 리뷰
2007/06/24 - 잔지바르 전쟁: 술탄과 제국주의 영국 간의 세계 최단 시간 전쟁?
2007/06/28 - 하트셉수트 미이라 - 잊혀진 이집트 여왕의 복원과 진위 논쟁?

조선일보 기자들은 참 쉬운 걸 어렵게 말한다고 애 많이 쓴다. 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업종변경을 고려해 보시라"는 말까지 듣지 않나. 어쨌든,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노무현은 실패한 대통령이다. 재테크에 실패한 대통령. (이하 문장을 간략하게 만들기 위해 '대통령' 호칭 생략.)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 먼저 기사를 읽어보자. [Why] 盧 前대통령 김해 私邸 1년새 49배 올랐다는데… [미디어다음 링크] 주말판에 나오는 조선 기사인데, 이 기사가 조선닷컴의 헤드라인으로 올랐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남들 다 쉬는 주말 시간 까지 쪼개어 열심히 "까대는" 조선일보에 경의를... 아니, 조의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조선 기사는 아주 복잡하게 씌어졌다. 요즘 기자들 스트레스가 심한 탓인지 쉬운 걸 무척 어렵고 복잡하게 적어 놨다. 이건 립서비스이고... 기사가 어렵게 나온 이유는 바로 없는 걸 만들어 뭔가 엮어 내려고 온갖 잔대가리를 다 굴렸기 때문이다. 기사에 입각해서 요점을 정리해 보자.

1) 노무현은 2006년 이 땅을 제곱미터당 45,349원 (1억9455만원/4290㎡) 에 샀다.
2) 이 땅은 2007년 임야 기준 공시가 기준 제곱미터당 2,640원 이었다.
3) 이 땅은 2008년 임야에서 대지로 지목 변경되어 대지 기준 공시가가 129,000원에 매겨졌다.

자, 여기서 주의해서 읽어야할 대목은 첫 문장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남 김해 사저(私邸) 땅의 공시지가가 1년 새 49배 올랐다" 는 부분이다. 지목변경으로 땅 값이 그렇게 오른 건 사실이다. (129,000 / 2640 = 48.8배) 그런데 땅 값이 그렇게 올랐다는 것과 노무현이 그 이득을 고스란히 취했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러면 기자가 꼼수를 부려 쓴 대로, 그 땅에 생긴 이득 49배를 노무현이 먹었을까? 기사를 쓴 기자는 노무현이 49배의 이득을 먹지 않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기사를 썼다. 집중해서 읽어 보면 기자의 뒤틀린 마음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건성으로 기사를 읽는 독자들은 대체로, "노무현이 50배를 먹었구나, 그런데 시골땅에서 50배 먹어봤자 그게 뭐 대수라고" 하는 태도를 보인다. 노무현이 50배를 먹었다는 걸 인정하지만 그 액수가 얼마되지 않으니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관대한 태도를 취하기 전에 그 50배에 조선의 꼼수가 들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무현은 50배를 먹지 못했다. 기사의 세째 단에 노무현이 이 땅을 2006년에 1억 9455만원에 사들였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것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억9455만원/4290㎡) 제곱미터당 4만5천원에 노무현은 이 땅을 구매했다. 다시말해, 노무현은 형질 변경에도 불구하고 2.8배의 땅값 상승 효과 (129,000 / 45,349 = 2.8) 밖에 누리지 못했다. 제곱미터당 4만 5천원 주고 산 땅이 13만원으로 오른 것 뿐이다. 더구나 2008년에는 임야에서 대지로의 형질 변경으로 인한 공시지가 상승분에 대한 세금까지 고스란히 떠안았다. 시세대로 땅을 사고 시세에 대한 세금까지 자신이 떠안았다. 이 정도면 재테크 기술로는 낙제점이다. 그러니까 노무현은 재테크에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말이다. 그러면 성공한 사람을 한 번 보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재테크 기술을 보자. 올해는 잘 모르겠고, 2006년 방상훈 집은 공시가로 72억이었다. 그 다음해인 2007년 그 집의 공시가는 86억이었다. 조선일보 방상훈이 일년 동안 공시지가 상승으로 거둬들인 집 값 상승분이 14억이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아방궁이라고 씹어댄 노무현 집 가격이 바로 12억이다. 그것도 대출 6억 낀 12억이다. 방상훈이 1년 집값 상승으로 번 돈이 노무현 집 값 전체와 맞먹는다. 아니, 집 값을 치르고도 왠만한 사람 4인분의 연봉이 남는다. 조선일보가 아방궁이라고 하던 그 집 값에... 연봉 5천 주고 네 사람을 부릴 수 있다는 말이다.

길게 썼지만, 이건 상식에 관한 것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집이 넓은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살 돈이면 시골에서 이렇게 큰 집에서 살 수 있다고 보도하는 게 상식에 맞다. 정말로 경제면 기사거리가 없어서 부동산 고발 기사라도 써야겠다면, 노무현 집이 아니라 방상훈 집 취재를 가는 게 상식이다. 남대문 본사에서 흑석동 저택까지는 택시비도 몇 푼 안나온다. 경제 관념 없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의 머리로 생각해도,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14억 벌어들인 사람이 6억 대출끼고 12억짜리 집을 사들인 사람보다 더 흥미로운 취재거리가 되는 건 분명하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런 흥미를 저버렸다. 각설하고, 조선일보의 위기 운운하는데, 그 위기는 바로 상식의 위기, 양심의 위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2007/06/23 - 애플 아이폰: 기업 IT 담당자들의 골칫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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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교수는 현재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성걸 교수는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에서 행정학 석사를, 그리고 아이오와주립대에서 다시 정치학 석사를 마친 후 중부의 명문 사학인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홍성걸 교수는 주로 한국정책학회와 행정학회를 통해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홍성걸 교수는 우리나라 정보통신 정책에 관한 논문을 주로 발표해 왔는데, 홍성걸 교수의 논문으로는 정보통신환경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전략 : 실질적 민간중심의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제언 - 한국정책학회 (1997), 공공부문 웹사이트 평가에 관한 연구 - 한국정책학회 (2001), 정보화시대에서의 국가 역할과 경제발전 - 한국정치학회 (2003) 등이 있다. 홍성걸 교수는 간혹병무행정과 부패: 2003년 부패방지위원회의 청렴도 측정을 중심으로 - 한국정치학회 (2004), 윤리적 당위성과 정책과정 : 성매매방지법 제정과 시행과정 사례연구 - 한국정책학회 (2005), 전자민주주의 : 얼마나 더 민주적인가? - 국민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2007) 과 같은 정치와 관련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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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교수 프로필

홍성걸 교수는 지난 6일 100분 토론에 출연해  “우리가 살아온 한국의 현대사가 정상적인 현대사가 아니다,”  “6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열 번째로 잘 사는 나라로 바뀔 때는 뭔가 달라도 한참 비정상적으로 온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땅투기 안 한 사람 거의 없다,” “안 한 사람이 바보 아닌가? 솔직히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는 요지의 발언을 하여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홍성걸 교수의 발언은 당장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홍성걸 교수가 사실을 말한 것은 맞다.

그러나 홍성걸 교수가 이 사실을 전달한 맥락은 정부의 장관 인사에 관한 가치 평가를 내리는 맥락이었기 때문에 대중의 공분을 샀다. 다시 말해 우리가 그렇게 살았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는 바로 살아야 할 것인가를 다루는 맥락에서 홍성걸 교수는 전자의 방향을 택했다. 그것이 여론의 분노를 샀다. 땅투기가 만연한 것은 사실이지만 땅투기꾼을 나라의 녹을 먹는 장관으로 임명해야 하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홍성걸 교수는 그 점을 잘못 인식했다. 홍성걸 교수의 오랜 공부가 허무하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더구나 홍성걸 교수는 한나라당의 여의도 연구소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런 동떨어진 인식이 착오에서 나온 게 아니라 신념에서 나온 것이라는 혐의를 받기에 충분했다.

2007/05/18 - 서경석 목사: 우직한 반골인가 처세의 달인인가?
2007/06/18 - 대운하 사업은 IT 사업이다?


프로슈머라는 말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원래의 의미는 퇴색되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필요와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변용되고 있습니다. 프로슈머라는 말은 엘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 개념적 기원은 맥루한에게 거슬러 올라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조어의 의미에 관한 권위있는 해설을 제공하는 마이클 퀴니언은 프로슈머의 의미를 두 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먼저, 프로슈머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1980년 <제3의 물결>에서 언급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프로슈머는 미래형 소비자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됩니다. 프로슈머는 제품의 디자인과 생산에 관여하는 사람들로써, 생산된 제품은 개인적 취향을 반영하게 됩니다. 프로슈머의 시장은 대기업이 물건을 쏟아내고 소비자가 그 중에 자기와 맞는 제품을 고르는 현재의 시장과는 모습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데릭 드 케르코프 (Derrick de Kerckhove) 는 이것을 매스 커스토머제이션 (Mass Customisation) 으로 부릅니다. 비근한 예로 프로슈머는 중간 단계의 '거간꾼'을 없애고 소비자와 제조자를 직접 이어주는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뜻의 프로슈머는 마케팅 전문가들 사이에 사용되기는 하지만 그 용도가 제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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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슈머 이미지 검색을 하면 이렇듯 광학 기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

또 다른 프로슈머의 의미는 일반 상용제품보다 높은 품질의 물건을 사고 싶지만, 전문가 전용의 고가제품을 구매할 능력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됩니다. 이 경우 프로슈머라는 말은 Professional (전문가) 과 Consumer (소비자) 의 합성어 입니다. 이 뜻의 프로슈머는 어얼리 어댑터와 비슷한 뜻을 가지는 말로 사용됩니다. 이들 프로슈머는 신제품에 열광하고 제품의 결함에 대해 공세적입니다. 이 용법의 프로슈머라는 말이 주로 사용되는 곳은 비디오 장비, 디지털 카메라, 그외 동종의 전자제품군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생산자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소호 (SOHO, Small Office, Home Office) 시장을 프로슈머 시장과 동일한 시장으로 간주할 때가 많다고 합니다.

프로슈머라는 말이 두번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의 용례는 앞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 본문 하단부의 두 가지 인용을 보시면 됩니다. 비즈니스 와이어 1999년 9월자와 USA 투데이 1999년 3월자에 나오는 프로슈머라는 말이 이런 의미로 사용된 프로슈머라고 합니다.

버진 아일랜드라고 편의상 그렇게 부르고 있지만 사실은 복수형 버진 아일랜즈라고 불러야 하는 군도입니다. 이 군도는 통상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로 나뉩니다. 먼저,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는는 4개의 주요 섬을 포함합니다. 버진 아일랜드를 이루는 4개 섬의 이름은 세인트 크로이, 세인트 존, 세인트 토마스, 그리고 워터 아일랜드입니다. 이 중 워터 아일랜드를 제외한 세 개의 섬을 버진 아일랜드로 통상 부르는 것 같습니다. 버진 아일랜드는 원래 덴마크 소유의 섬이었는데, 2차 대전 중에 이 섬들이 독일에게 넘어가 잠수함 기지로 사용될 것을 우려한 미국이 이 섬들을 2천 5백만불에 사들였다고 하는군요. 2차 대전 중에는 부동산 매입도 군사 전략의 일부로 이루졌던 모양입니다. 이 섬들을 사들인 주체는 어디일까 하는 게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국방부 예산이나 국무부 예산 중 하나겠지요.

아무튼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는 미국령 영토이고 버진 아일랜드 주민도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습니다만 이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권을 갖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버진 아일랜드에는 좁으나마 그 영토의 정치권력을 행사할 정치 세력들이 몇몇 존재합니다. 버진 아일랜드는 미국 의회에 대표 의원을 선출해서 보내기도 합니다만 이 의원은 의회의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할 수는 있지만 의회 입법안 투표권을 갖지 못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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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세인트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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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의 버진 아일랜드 군도 모습

버진 아일랜드에는 2000년 통계를 기준으로 11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거주한다고 합니다. 이중 76% 가량은 흑인이고 13%는 백인이라고 합니다. 거주민 경제력을 보면 이들 연 가계소득의 미디언 값이 24,700불 가량 이라고 합니다. 버지니아 아일랜드의 주 산업은 관광산업입니다. 연중 2백만명의 관광객이 이 섬을 방문하고 그 중 다수는 크루즈 유람선 여행객이구요. 참고한 위키피디아의 항목을 빌어 말하자면,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발달하고 있는 신흥 산업 중에 비즈니스 및 재무 서비스 분야가 있다고 합니다. (International business and financial services are a small but growing component of the economy.)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군도의 연장선에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가 있습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British Virgin Islands) 에는 토르톨라 (최대) , 버진 고다, 아네가다, 그기고 조스트 반 다이크의 네 개 주요 섬이 있으며 그외에 군소 도서가 몇 개 더 붙어 있다고 합니다.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의 1인당 소득 미디언 값이 2만불 중반이었는데,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의 1인당 소득은 3만 8천 5백달러를 상회합니다. 무척 부자들이라는 말이죠. 어떻게 이런 섬 사람들이 이렇게 부자가 될 수 있느냐 반문하겠지만 여기에는 비결이 있다고 합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는 이곳 경제력을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관광산업과 재무 서비스업입니다. 이 중 재무 서비스업의 수수료 수입은 막대한데, 그 서비스 수수료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세수의 5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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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전경 (멀리 유람선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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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구글맵 (구글맵의 선착장에도 유람선이 정박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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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위키 지도

신문 기사에 어느 대선 후보와 관련되었다고 보도되는 BBK사건에 나오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가 바로 이 섬이죠.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도 버진 아일랜드의 재무 비즈니스 관련 서비스 (페이퍼 컴퍼니) 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가 봅니다. 이런 종류의 세금 회피를 위한 재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가리켜 조세피난처 (tax haven) 라고 합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모두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섬이구요. 이 두 섬나라는 모두 OECD 가 발표한 35개 조세피난처에 들어 가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런 조세피난처에는 개인소득에 대한 과세가 없거나 있더라도 극도로 낮은 수준의 과세를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고 세금을 납부하면 실지로 사업을 벌이는 곳에다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되지요. 국제적 규약인 이중과세 방지협정에서 이중 과세를 막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대부분의 멀쩡한 회사들은 조세회피를 하지 않습니다. 기업활동의 정당한 결과물인 이득을 얻고 그 이득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는 것을 당연한 의무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러기에 버진 아일랜드 같은 곳은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매력적인 곳이긴 합니다만 그 매력이 비즈니스의 정당성을 단번에 말아먹는 함정으로 돌변하기도 하죠.


2005년 신문 기사에 서경석 목사와 관련해 이런 제목의 뉴스가 실렸습니다. "서경석 목사, 보수단체 한기총 인권위원장 맡아" 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당시 서경석 목사는 서울조선족교회담임목사를 맡고 있었는데, 그 전까지만해도 소위 진보진영에 속한 사람이었죠. 사람들은 서경석 목사의 거취에 의아해 했었죠. 한기총에 서경석 목사가 들어간다? 한기총이 변한 걸까, 서경석 목사가 변할 껄까, 이게 기사를 보던 대다수 사람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당시 한기총은 인권위원회를 포함한 5개의 상임 위원회를 신설하였는데, 그 중 인권위원회 위원장에 서경석 목사가 들어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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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보도를 보면 한기총의 보수적 목사들은 서경석 목사를 배척했죠. 왜냐하면 서경석 목사의 진보 성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한기총은 당시 북한 인권 (남한 인권이 아니라) 관심이 많은데, 보수 진영에는 인권을 다룰 만한 사람이 없었죠. 게다가 막후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몰라도 아무튼 결국 서경석 목사가 위원장을 맡게 됩니다. 이때 서경석 목사는 이런 말로 위원장 자리를 수락했죠. "한기총의 인권사업은 앞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함께 추진해나갈 것이며, 북한인권 문제 접근 때 이념적 접근이 아닌 순수한 동포애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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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 목사 홈페이지에 나온 이력. 이후 민주당을 통해 정치권에 진입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달 서경석 목사를 비롯한 10여 명의 목사들은 '기독교 사회책임'이라는 단체를 결성합니다. 서경석 목사 자신과 참여자들은 이 단체가 중도 통합의 단체라고 주장했습니다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단체가 뉴 라이트 계열의 단체라고 보았습니다. 서경석 목사 자신는 이때부터 진보 진영과 담을 쌓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서경석 목사가 언제 진보 진영이었던 적이 있는가 하는 질문도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서경석 목사는 항상 집권당과 반대되는 곳에 진지를 구축했던 것 같습니다. 그게 반권력적인 속성 때문에 그랬다는 사람도 있지만, 정반대의 해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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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없는 서경석 목사의 행보 #1

어떤 사람들은 서경석 목사가 권력 집단 반대 진영의 수장을 자임함으로써 그 자신의 독특한 반권력의 권력을 구축해 왔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기성의 진영 속에 뭍어 들어가는 것은 생명력도 짧거니와 언제든 자신의 권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에 노출됩니다. 그러나 권력과 지근거리에서 그 반대 진영을 형성할 경우 그 진영의 힘에 의지해 지속적인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서경석 목사의 경실련 참여도 그렇게 해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차피 목사의 신분으로 장관하고 집권당 의원하고 당수하고 못할 것이면 넘버원 시민단체 속에서 자신의 위상을 영속화하는 것도 처세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아니, 어찌보면 목사라는 종교인의 신분에서 세속적 권력을 향유하는 데에는 극강의 처세라고 볼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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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없는 서경석 목사의 행보 #2

아무튼 사람 속은 모릅니다. 서경석 목사의 속도 모릅니다. 그 행적을 쫓아 이래 저래 추측은 하지만, 서경석 목사의 본심이 무엇인지는 단정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서경석 목사가 제이유 로비에 깊이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네요. 사학법 재개정 운동으로 절정의 처세를 선보이시더니...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초창기 경실련 운동할 때는 보기가 좋았었는데... 거기에서 조차 무슨 말이 나왔더군요. 부디 자중하시길...


임금정보시스템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꼭 필요한 시스템입니다. 아울러 임금정보시스템 (www.wage.go.kr) 은 내가 알아야 할 것 이상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약간 속쓰린 시스템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 사회처럼 서로가 엉켜 살면서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에서 임금정보시스템은 불필요한 자존심 키재기의 도구가 될 수도 있지요. 그 키재기에서 진 사람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되겠지요. 누군들 봉급 한두푼에 자기 존중감을 세우고 무너뜨리겠느냐고 반문하시겠지만, 그 허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우리는 누구나 봉급 한두푼에 자존심을 구기고 펴고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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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정보시스템은 노동부가 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해 개발한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임금정보시스템을 통해 63개 산업별 임금, 145개 직업별 임금뿐만 아니라 8 가지 연령대별, 3 가지 학력별, 5 가지 사업체 규모별 임금을 가지런히 정리해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평균연봉 뿐만 아니라 상위 10%와 하위 10%의 연봉도 알 수 있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기로는, 임금정보시스템을 통해 자기 연봉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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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정보시스템을 개발한 한국노동연구원입니다.

동아일보는 임금정보시스템이 직종별 평균임금을 가지런히 보여주기 때문에 노사협상 과정에서 주요한 통계적 근거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임금정보시스템의 임금 정보는 양날의 검과 같아서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을 받는 쪽 (노동자측) 은 임금 인상 요구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많이 주는 쪽 (경영자측) 은 임금 조정 요구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자료로 사용되겠지요. 물론, 임금 협상은 개별 기업 수준에서 이루어 지기 때문에 임금정보시스템의 평균치는 개별 회사의 형편을 고려해서 임금협상에 이용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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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다운 되겠죠. 샐러리맨 수가 얼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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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들은 임금정보시스템을 통해 같은 직종 타 직장의 평균 임금과 자신의 임금을 비교하면서 한탄하거나 넋두리를 읊는다는데, 그건 좀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 한 그 한탄과 넋두리가 자기 자신을 타겟으로 삼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호기심 때문에 또 호승심 때문에 뒤늦게 임금정보시스템에 접근한 분들은 임금정보시스템이 다운되어 호기심 해결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되기도 했답니다. 이걸 갖고 뭐라뭐라 하는데 아직 시험 가동중인 시스템에 임금에 관심 있는 모든 샐러리맨들이 달려들었을텐데 그 시스템이 남아나면 그게 이상한 거죠. 임금정보시스템이 다운되었다고 하니 그냥 느긋하게 조금 기다리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임금정보시스템, 뜨거운 감자와 같은 시스템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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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라 하더라도 배울 점은 있습니다. 젯블루 항공에서 나온 소식이 그렇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젯블루 항공은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데이빗 닐만을 CEO에서 "쫓아 내고" 그 자리에 젯블루 항공의 President 인 데이빗 바저를 앉혔다고 합니다. 이건 우리식 재벌 개념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뉴스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식 비즈니스 뉴스에서 재벌 관련 소식이 나오면 주어는 항상, 언제나, 반드시 재벌총수 일가입니다. 이건희는, 구본무는, 김승연은, 하는 식으로 재벌총수는 언제난 주어입니다. 재벌총수가 "아무개 본부장을 사업부진을 이유로 보직해임하였다"는 말은 성립해도, "재벌총수가 보직 해임되었다"는 말은 결코 성립할 수 없습니다. 이건 문법이 성립하지 않는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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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젯블루 항공에서 나온 소식은 다릅니다. 젯블루의 데이빗 닐만도 우리의 재벌총수들처럼 CEO (최고경영자) 이면서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였습니다. 3대 조건을 모두 갖춘거죠. 창업, 주식, 경영 이 세가지 에센스 말입니다. 그렇지만 블룸버그 뉴스에 의하면 데이빗 닐만은 "CEO 자리에서 해임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재벌총수가 해임되는 건 단 한가지 경우밖에 없습니다. 그룹이 통째로 도산하는 경우말입니다. 김우중이 그랬죠. 김우중은 대우의 부도와 함께 자동해임되었죠. 그런데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왜 대우는 부도사태를 맞기 전에 김우중을 해임하지 않았는가? 이건 참 우리식 표현으로 곤란한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식 어법대로 재벌총수는 주어이외의 자리에 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재벌총수는 자기 이외의 모든 사람의 신상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 내에서 재벌총수를 건드릴 수 있는 조직, 기구, 부서, 개인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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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닐만입니다. 폼잡다가 낙마했죠.

젯블루 항공의 소식을 그렇게 자세하게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개별 기업 소식이고 여기에 주식을 묻어 둔 사람이 아니라면 제목만 보고 넘어가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이것 한가지는 꼭 집고 넘어가야할 것 같습니다. 제 질문은 이겁니다. 누가 최고경영자이자,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데이빗 닐만을 해임하였는가? 주어는 무엇인가? 누가 감히 우리로치면 재벌 총수 격에 해당하는 인물의 목을 잘랐는가? 답을 알려드리기 위해 기사를 그대로 읽어 드립니다. "JetBlue Airways Corp.'s board ousted founder David Neeleman as chief executive officer." (젯블루 항공사의 이사회는 데이빗 닐만을 CEO에서 해임하였다.) 명쾌하지 않습니까? 다수의 자본가들이 참여하여 개별기업이 운영될 수 있는 자본을 대고 있다면 그 사람들이 합심하여 자본의 건전성을 지켜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위원회로서의 이사회이죠. 이사회는 힘이 강한 일개 개인 자본가를 넘어서기 위해 군소 자본가들이 연합하는 곳이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다 보니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사람도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쫓겨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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젯블루 항공입니다.

뭐, 그러면 왜 데이빗 닐만이 그 자리에서 쫓겨났는가 궁금하실텐데 그거 별거 없습니다. 젯블루가 지난 겨울 매서운 겨울 폭풍 때문에 결항이 잦았습니다. 1,700편의 비행편이 결항되고, 130,000 명의 승객이 발이 묶였습니다. 물론, 자연재해 때문에 CEO를 해임한 건 아닙니다. 자연재해에 유연하게 대처하여 항공 안전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스케줄 조정 등을 통해 젯블루의 최대이익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지 않았기 때문에 해임되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우리나라 재벌총수는 해임되지 않을 사람이 몇 안될 겁니다. 재미있는 건 젯블루가 데이빗 닐만을 회사에서 완전히 쫓아낸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좋으니 싫으나 그는 최대 주주니까요. 뭔가 회사 안에서 소일거리가 있으면 좋겠죠. 그래서 데이빗 닐만은 회사 안에서 "non-executive chairman" 이라는 자리를 얻습니다. 경영 권한이 없이 폼만 잡을 수 있는 체어맨이라는 뜻이죠. 사실 우리나라의 재벌 총수들도 이 정도 역할이면 충분합니다. 경영 권한 없이 폼만 잡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줘야 합니다. 아무튼 우리나라에도 이런 종류의 허수 체어맨들이 가급적 많아져야 한다는 게 제 바램입니다.

그리하여 결론을 말하자면, 젯블루 항공의 사례처럼 재벌 총수는 언제나 주어일 필요가 없고, 언제나 주어이어서도 안됩니다. 때로는 목적어가 되어 회사의 처분도 받고 해야 회사가 삽니다. 재벌총수는 죽어도 회사는 사는 게 정상이지, 그 반대로 회사는 죽어도 재벌총수는 산다는 건 지독히 비정상이죠. 비정상은 고쳐져야죠.

참고 :: Bloomberg. JetBlue Air Names Barger to Succeed Neeleman as Chief (Update6) By Mary Schlangenstein and David Milden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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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재벌 세습 문화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문화라고 했지만 재벌 세습은 문화라기 보다는 문제라고 보는 게 맞다. 과거 구멍가게식 기업 경영에서는 그 기업을 일으킨 사람이 그 기업의 주인 행세를 하는 게 당연한지 모른다. 기업을 세운 공과 이력을 어느 정도 증명했기 때문에 그걸 인정하고 납득해 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그 기업의 총수도 늙어 은퇴할 때가 되어 그 사람의 자식이 기업을 물려받는 풍습은 예삿 일이 아니다.

재벌 세습을 통해서도 기업이 잘 굴러가지 않느냐 하겠지만, 재벌 세습을 하지 않았다면 그 기업이 더 잘 굴러갈 가능성이 있는 한 현재 상황으로 재벌 세습 자체의 문제를 덮는 건 부당하다. 취직자리 많이 만들어 주는데 고맙지 않느냐 하겠지만, 다른 전문경영가가 경영했더라면 두배의 일자리가 만들어 졌을 지 어찌 알겠는가. 더구나 고위직을 독점한 친인척들 사라지면 승진 기회도 더 많아지지 않는가. 아무튼 정당하게 검증된 적이 없는 인물이 아비애미가 주식부자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거대기업을 이끈다는 건 정말 후진 발상이다.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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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이것도 꽤 괜챦은 프로그램이다.

조금 전에 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뉴스후를 옛 방송 프로그램을 다시 보았는데, 여기에도 재벌 세습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이 있다. 뉴스후 33회차로 2007년 3월 31일 방영분이다.  제목은 "회장님 우리 회장님" 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시간이 나면 이 프로그램을 꼭 보도록 권하고 싶다. (이 프로그램은 김승연 회장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만들어졌지만, 프로그램 내용 중에 김승연 회장의 아들 얘기도 나온다. 미성년자 주식보유 탑을 기록한 김승연 회장 삼남 이야기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우리 나라 재벌 세습 문제는 정말 혁명적인 발상으로 뒤엎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기업 현장에서 전투하며 경영성과를 쌓아가고 학습하는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돈 푼 있는 부모, 조부모로부터 안전빵으로 주식 세습하여 경영하는 사람들이 우리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막는 주범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왜 다른 사회분야는 모두 보다 세련되어 지고 어느 나라 기준에 맞추어 봐도 괜챦은 기준으로 가다듬어져 가거나 그런 방향으로 사람들 의식이 깨어가고 있는데, 유독 재벌 세습 문제만 이 지경인지 참 알 수 없다. 참 후진 현상이다.

휴전선 이북의 김정일이 국가권력을 세습하는 게 세계의 조롱거리와 웃음거리가 되는 것처럼 휴전선 이남의 재벌들이 경제 권력을 세습하는 것도 세계의 조롱과 웃음을 사는 일이다. 북이나 남이나 왜 윗대가리들이 구린 짓을 하는데 그 나라 백성들이 쪽을 팔고 변명해대야 하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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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폴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는지요? 론 폴은 미 공화당 의원입니다. 텍사스주 하원이구요. 그는 정치 성향상 리버테어리언 (Libertarian) 으로 구분됩니다. 리버테어리언은 우리말로 적당한 번역어가 없는데, 편의상 자유방임주의자나 자유지상주의자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이들은 아직 세가 크지 않고 내부의 정치 지형도 복잡하여 정당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정치 참여를 할 때에는 기성 양대 정당을 통하여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합니다. 이들 리버테어리언들은 좌파와 우파에 분산 분포되어 있습니다. 촘스키는 좌파 리버테어리언이라고 하는데 그게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조그비 여론조사에 의하면, 지난 중간선거에서 리버테어리언 유권자는 공화당에 59%의 지지표를 던지고 민주당에 36%의 지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버테어리언은 경제적 자유주의와 개인적 자유주의를 동시에 주장한다는 점에서 기성 정당과 차이를 보입니다. 개괄하여 말하자면, 공화당은 경제적 자유주의와 개인적 규제주의를 표방하는 반면 민주당은 경제적 규제주의와 개인적 자유주의를 표방합니다. 리비리테어리언은 경제적, 개인적 자유주의를 표방합니다. 그래서 게이나 낙태에도 찬성하고 공화당의 방임형 경제운영에도 찬성을 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민주당의 경제정책, 공화당의 대 개인주의 정책을 반대한다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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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리테어리언의 정치성향 (위키피디아 이미지)

배경 설명은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이제 왜 론 폴이 문제인가로 넘어갑니다. 론 폴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와서 예비선거를 위한 토론회 참여했던 모양입니다. (이 토론회가 무엇을 위한 토론회인지는 각자 알아 보시길.) 론 폴은 사실 여론 지지도가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목요일 토론회를 마친 후 MSNBC 에서 "누가 토론회의 승자인가"를 두고 온라인 투표를 하였는데 그 결과가 굉장히 특이하게 나왔습니다. 론 폴의 압승이었습니다. 그리고 ABC는 이것을 검증이라도 하듯 재차 같은 질문의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고 그 투표결과는 MSNBC와 동일하게 나왔습니다. 요약하면 론 폴의 압승 - 쥴리아니와 매케인의 참패입니다. 이건 정상적 여론 조사와 큰 차이가 나는 결과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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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NBC 결과 (클릭해서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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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결과 (그림 클릭)

이 결과를 두고 ABC가 기사를 썼습니다. 기사내용을 간략하게 전해 보겠습니다. 기사의 요지는 론 폴 지지자들 (열성 리버테어리언) 이 온라인 투표결과를 "이 따위로" 왜곡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론 폴은 왠만한 법안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표를 던져서 "닥터 노" (Dr. No) 불립니다. 왜냐하면 론 폴이 보기에 모든 법안은 헌법적 자유를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그런지 론 폴을 광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웹 상에 무척 많습니다. 그리고  이들 열성지지자들은 웹을 이용한 정치마케팅을 일사분란하게 합니다. 이들 지지자들은 온라인 투표라든가 블로그포스팅과 같은 수단을 응집력있게 활용하여 현실 세계의 지지율보다 훨씬 결집력 있는 지지율을 온라인 상에서 이끌어 냅니다. ABC에 의하면 론 폴의 마이스페이스 프렌드 (우리식으로 "싸이친구") 는 무려 1만 2천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제가 조금 전에 접속했을 때 론 폴의 승리로 투표한 네티즌 수가 11,838명 이었습니다. 다 몰려 온 것일까요?) 또한 오늘 테크노라티 블로그 검색 키워드 순위 탑 10 에서 론 폴은 패리스 힐튼 다음의 순위를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하였습니다. 세상에나... 패리스 힐튼이 누굽니까? 그런데 론 폴 같은 무명이 힐튼 바로 다음이랍니다. 이건 정말 놀랄만한 온라인 여론 편파성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아무튼 이상이 ABC 의 보도내용을 간추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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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조사한 순위는 론 폴 3위, 패리스 힐튼 6위군요.
드디어 패리스 힐튼의 시대는 가고 론 폴의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요?

그리고 오늘 ABC에 이 기사가 나가자, 아니나 다를까, 론 폴 지지자들이 몰려와서 기사를 올린 ABC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거슬리는 댓글이 있었는지 ABC에서는 댓글을 꽤 지웠는가 봅니다. 그러자 론 폴 지지자와 댓글을 지운 것을 전통미디어의 그릇된 웹 운용 행태라고 파악한 디그 이용자들이 연합한 듯, 디그에 해당 ABC 기사를 걸고 ABC를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처음 디그에 링크된 기사를 봤을 때 161 디그를 기록했었는데, 잠깐 글을 쓰고 다시 보니 740 디그에 코멘트가 97개가 달렸군요. 이런 경우 참 어렵습니다. 저렇게 퍼댄 사람들이 MSNBC, ABC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론 폴을 지지한 사람들이 아니라고 말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디그에서 마저 여론이 왜곡된 것일까요? (아니면, 이 여론에 대해 "왜곡"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어폐가 있으며, 다만 다른 형태의 여론, 집중력이 빚어낸 또 하나의 여론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중립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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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앞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닙니다. 먼 나라 미국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뉴스를 보면서 대선이 가까와 오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이런 일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사실 웹 상의 여론 지형도는 소수 열성적인 지지자들에 의해 형성됩니다. 여론지지율 1% 짜리가 온라인투표로는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현실세계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온라인투표도 있지만 말입니다. 투표 당일 날만 도장 들고 투표소 가서 단 한 방에 자기 의사를 표시하는 것으로 정치적 선택 행위를 끝내는 게으른 보통의 유권자들입니다. 그러나 그런 보통 유권자들의 의사 소통, 결정 과정과 꽤나 다른 방식으로 형성, 유지, 보수되는 웹 상의 정치 여론이라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실질적 지지도 (그러니까 투표장에서 한 방을 말하는 겁니다) 와 무관하게 웹에서는 웹의 생태계에 어울리는 "그들만의 정치지도자"가 발굴되고 선전되고 칭송받고 공격받고 결국 선거를 통해 명멸한다고 해야겠지요. 우리나라는 누가 "아무개 이펙트"의 주인공이 될 지 자못 궁금해지는 군요.

+ ABC 기사: The Ron Paul Effect


제가 요며칠 김승연 회장 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때로는 의문을 가졌던 점, 혹은 제가 불만을 표시했던 점, 혹은 제가 간과했던 점 등에 대해 체계적인 메모를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적어 둡니다.

일단 저는 그 동안  1) "언론의 ABCD 눈감고 술래잡기식 보도관행", 2) "김승연의 자식 사랑 비법 베스트 3", 3) "김승연회장 출두 풍경: '쇼를 해라'", 4) "싸구려 대한민국, 저열한 사회지도층들" 이라는 네 개의 연속되는 포스팅을 통해 김승연 회장 사건이 처음 연합뉴스를 통해 언론에 유출되고, 조선에 의해 추측 가능한 실명이 보도되고, 한겨레에 의해 사건의 전모가 적나라하게 밝혀지며, 경찰이 수사에 나서게 되는 일련의 과정 등을 제 나름의 문제 의식으로 지켜 보았습니다.

그냥 그때 그때 쓴 포스팅이라서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그 각각으로부터 공통의 문제의식을 뽑아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문을 쓰는 게 아니라 메모를 남기는 거니까 간혹 중간에 이해가 안되고 논리가 엉켜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건 그냥 스킵하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공익의 범위를 넘어서서 사적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 언론 본연의 사명을 망각하는 익명보도의 범람에 대해 무엇인가 사회적 합의나 타개책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거의 드러난 형편이지만, 사적인 반성과 다짐이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 건 너무 취약합니다.

둘째, 재벌의 힘이 이렇게 경제외적 영역에 까지 확대되는 것은 재벌의 전근대적인 지배구조 때문이라는 확신이 더욱 굳어졌습니다. (주식을 통한 경제 세습의 문제도 졸열한 재벌들의 의식 수준을 반영합니다.) 경영의 권력을 사회적 권력으로 생각하는 행태는 한심합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는 한 자본을 자기 보신의 바람막이로 활용하려는 행태는 반복됩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면 간단합니다. 사고치면 자르면 됩니다. 직원들이 서명하네 마네 난리칠 필요 없습니다.

세째, 재벌이 지배하는 회사는 재벌의 사적 재산과 주주 공동의 재산의 경계가 불분명해져 기업 체질을 약화시킵니다. 경호원은 회사재산입니까, 김승연 개인재산입니까? 회사소속변호사는 회사껍니까 김승연껍니까? 대답이 어렵다면 그만큼 둘이 엉겨 붙어 있다는 예깁니다. 왜 단순폭력 사건에 재벌 이야기가 나오느냐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1) 경영과 자본이 밀착되어 있으니 회사의 공적권력 (여기는 폭력도 포함됩니다) 을 사익을 위해 마음대로 빼내 쓸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2) 경영자가 곧 자본가가 되다 보니 경영자의 단순폭행 (이건 사안이 미약하다는 말이 아니라 경영과 무관한 순수 폭행사건) 도 경영상의 문제로 비화됩니다. 주가 출렁이고 회사 직원들 총수 걱정하랴 자기 앞가림하랴 서명하러 불려 다니랴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이렇습니다. 그래서 전경련 누군가가 이걸 재벌과 관련지으려는 걸 경계한다고 했는데 이건 완전히 도둑 제발 저린 격의 얘깁니다. 관련짓기도 전에 관련짓지말라는 것 좀 보세요.

네째, 재벌은 국가권력을 불신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국가권력을 자기 멋대로 살 수 있습니다. 왜 김승연은 경찰에 가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나서 이 문제가 크게 확대되어 법정다툼이 될 가능성이 생기자마자 김승연회장은 전직 검사, 판사 출신이 포진한 최소 13명의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했습니다. 나라 돈을 들여 검사, 판사를 키워 놓으면 결국 그들은 퇴임 후 변호사가 되어 재벌 뒷바리지에 열심입니다. 결국 세금들여 재벌 뒤가림용 법률가를 양성한 꼴이 되었습니다.

다섯째, 경찰은 스스로 자기 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하는 방법을 학습해야 합니다. 검찰의 기소독점이니 검경 간의 수사권 갈등이니 하며, 수사기관 사이에 권력투쟁이 존재합니다. 저는 권력기관은 기본적으로 견제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은 경찰이 무력하니까 경찰에 힘을 실어 검찰과 상호 견제, 균형감을 보이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번 수사에서 경찰의 행태가 더욱 답답하고 한심한 겁니다. 남에게 보이려하지 말고, 시선 신경쓰지말고 매뉴얼 대로 왜 못합니까? 매뉴얼대로 간단한 일처리도 못해내면서 어떻게 검찰과 권력을 분점하겠다는 겁니까? 아마 이번 일로 여론 쟁탈전에서 뒤로 한참 밀리신 건 아시겠죠?

(Update :: 급히 적다보니 제 혼자만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있는 메모가 된 것 같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부연하겠지만, 일단 다섯째에 '경찰'과 관련해 적어 놓은 메모는 지금 당장 부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검경  간의 수사권 독립에 관한 해묵은 논쟁이 있습니다. 그 논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서, 경찰은 이번 수사를 하면서 어느 정도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 능력을 대외에 과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광고' 방식이 서툴러서 그런지 저를 비롯한 여러분들이 속한 여론 그리고 언론의 십자포화를 요며칠간 받았습니다. 오늘 아침에 신문을 스킵하면서 주소를 떠놓는다는 걸 깜빡했는데... 그 기사 중에 그런 묶음 기사가 있었습니다. 이번 남대문 경찰서의 수사상 실수를 경찰의 수사권 독립 요구를 묵살하는 빌미로 삼으려는 듯한 검찰의 분위기를 전하는 기사 말입니다.

저는 경찰이 좀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저와 가까운 건 검찰이 아니라 경찰입니다. 제가 누구에게 얻어 맞으면 경찰이 달려오지 검사가 달려오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경찰이 수사권을 독립하겠다는 입장을 들고 나왔을 때 저는 내용도 안보고 찬성하는 편이었습니다. 제 생각은 기본적으로 모든 권력은 잘개 쪼개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검찰이 권력 게이지 5의 힘을 갖고 있다면 그 힘을 빼앗아서 그 중 1-2 정도는 다른 권력기관에 나눠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권력기관끼리는 서로 싸움을 많이 할수록 시민의 권리가 신장된다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검경 간의 수사권 독립 문제가 이슈가 되었을 때 저는 마음속으로나마 경찰 편이었습니다. 검찰은 더 쪼개지고 경찰은 더 얻어야 권력기관 간의 균형이 생기고 견제력이 생기기 때문이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한 게 없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면서는 아... 경찰이 이 건을 잘못 처리하면 여론 면에서 검찰에게 크게 밀리겠구나, 수사권 독립 논의에 관한 입지가 크게 흔들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경찰도 오죽 답답하겠습니까만, 검찰이 나서기 전에 멋지게 경찰 독자적으로 수사를 잘 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꽤 큽니다. 그리고 경찰이 큰 수사 경험이 없어서, 재벌 다루는 법을 잘 몰라서 이번에 실수를 많이 하는데, 조금 더 학습할 기회를 갖도록 격려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아... 이렇게 쓰다보니 제가 원래 가졌던 생각이 무엇인지 애매해 지네요. 다음에 붙여 쓰더라도 지금은 그만 두는 게 낫겠습니다. 그리고... 정작 처음에 제가 이런 메모를 써두어야 하겠다고 생각하도록 만든 기사를 소개하지 못하게 되었군요. 다소 뒷북성의 컬럼이고 또 제 생각과 완전히 일치하진 않지만 좋은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꽤 괜챦은 칼럼입니다. 여기에 제목을 링크로 연결해 두니 가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앞의 쳣째 논점과 이 기사를 관련지어 좀 생각을 해봐야하는데 위에 워낙 대충 적어둬서 무슨 생각을 해야 할 지 막막하군요. 아무튼 논점이 없으면 만들어 내고, 의견이 없으면 남이 가진 좋은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한겨레 2007-05-03] ‘대기업 ㄱ회장’ 익명보도 왜?



우리나라에서 소위 지도층에 속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지 잘 모르겠지만 돈 많이 벌고, 좋은 감투 쓰고 있고, 권력기관에 속해있거나 전문가적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한데 묶어서 '대한민국 지도층'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요즘 계속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이분들의 사고방식이나 의식수준이 끝갈 데 없이 저렴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를 따지기 전에 자식 죽은 부모의 심정을 못 헤아려 조용하고 엄숙하게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를 인륜이 뒤로 밀린 난장판 속에 방치했던 얼마전의 순천향 문제를 봐도 그렇고 유흥가에 나간 자식이 맞고 들어왔다고 사적 복수를 위해 20명 되는 회사 직원 (누가 월급 주는지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데리고 야밤의 활극을 펼친 양반을 봐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