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Q (네트워크 지수): 그 매력과 함정
횡설수설 :
2007/05/15 10:44
NQ 의 N 이 무엇인지 아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N 은 Network 의 N 이더군요. 그래서 NQ 는 네트워크 지수 다시 말해서 "인맥지수" 혹은 "공존지수"라고 불리고 있더군요. 온라인에 기반을 둔 취업 사이트인 사람인이라는 곳에서 711명의 조사 대상자에게 물었답니다.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수는 무엇인가?" 조사 결과 가장 많은 사람들은 NQ 라는 대답을 하였답니다. 일단 저는 NQ 라는 게 무엇인지 그 개념을 묻는 조사는 아니었겠지만 저는 들어 본 적도 없는 NQ 에 대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성공의 첩경으로 생각한다는 점이 놀라왔습니다.
NQ 이외에 그럼 무슨 지수가 있는가 보았더니, SQ(사회성 지수), PQ (열정 지수), CQ (창조성 지수), MQ (도덕성 지수), PQ (열정 지수), EQ (감성 지수), GQ (글로벌 지수), DQ (디지털 지수) 같은 게 있더군요. 아... 이런 지수, 지수들의 행렬을 보면서 정말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왜 웃었느냐 하면, 이런 영어 약자들을 보면서 시골 노인네들이 어려운 문자 쓰며 근엄을 떠는 그런 풍경 같은 게 연상되었기 때문입니다. NQ 부터 시작해서 온갖 지수들이 등장하지만, 제가 이걸 일상어로 풀어 써 보겠습니다.
직장 선배나 동료들하고 퇴근 후 사이 좋게 술한잔 빨고 (SQ, 사회성 지수), 노래방 가서 머리에 넥타이 묶고 정열적으로 노래 부르고 (PQ, 열정 지수), 사다리 타기 내기를 해서 (CQ, 창조성 지수) 2차 갈 곳을 정하는데, 여자 나오는 술집은 피하는 대신 (MQ, 도덕성 지수), 근사한 분위기의 와인바에 가서 ( EQ, 감성 지수) 와인을 한잔 하면서, 주변에 있는 외국인들과 가끔 얘기도 한두마디 나누다가 (GQ, 글로벌 지수),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피씨방에 가서 스타 한판하고 (DQ, 디지털 지수), 집으로 간다.
NQ,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괜히 이럽네 저럽네 복잡한 지수 개념까지 필요할까요? NQ 라고 영어 약자로 해서 그럴싸한 말이 나왔습니다. 뭐, 그래서 NQ 라고 하니 꾸벅 죽어야 하나요? 네트워크 지수라고 하니 공존 지수라고 하니 뭐 근사하고 대단한 게 있는 것 같나요? NQ 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시는 분들은 어떠실런지 모르겠고, 또 그것에 관한 실험적인 데이터가 꽤나 풍부하게 누적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IQ 라는 현대의 신화라고 할 만한 지수도 오랜 풍상을 겪으면서 체계적으로 그 존재감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EQ 라는 것도 그 바닥에서 좀 비빈 사람들은 얼마나 상업성 강한 지수 개념인지 다 알아먹고, 밥벌이가 필요한 사람 빼고는 진지한 탐구를 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NQ 는? 그거야 전 모르죠. 그걸 연구하는 분들은 언제든 그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저버릴 수 없으니까요.
아무튼 NQ 가 무엇인지 조금 더 알아봐야 하겠지만, 일상의 생활인들로서는 NQ 니 뭐니 복잡하게 따질 것 없이 옆자리 동료와 관대하게 대화하고 "우리 의지의 준칙이 보편적 입법원리에 타당하도록 행위하면서" 인간 관계를 맺어가면 그걸로 NQ 의 함의는 백배 구현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러니 NQ 라느니 뭐라느니 복잡하게 생각하실 것 없이 앞에 제가 예시로 만들어 둔 방법대로 학교나 직장 동료분들과 일상을 즐기시는게 공존지수 향상의 왕도라는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