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iPhone) 제품 발표회 당시로 돌아가 보자.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의 소박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프리젠테이션에 환호했고 그가 소개한 아이폰에 자지러졌다. 아이폰 제품 발표회 뒤에 남는 것은 소비자들의 높아진 기대 수준과 애플사 직원들의 깊은 시름이다. 제품 발표회를 통해 사람들의 눈길을 끈 제품은 대기수요자 수를 증가시키고 이들은 자기 시간을 대기 모드로 맞추고 조바심내며 기다린 만큼 앞으로 출시될 제품에 대해 한층 더 높은 기대를 갖는다. 애플은 이제 발표회장이 아니라 냉혹한 시장에서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애플은 올해 들어 몇 가지 중요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일정이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지는 않다. 원래 출시 일정을 어기고 3월말에야 시장에 나온 애플 TV가 그렇고, 맥 OS X 신버전인 래퍼드 (레오파드, Leopard) 의 출시가 4개월 연기된 것도 그렇다. 이제 또 하나 애플의 야심작이 6월이면 시장에 나오게 되었는데, 그 일정이 지켜질지 의심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위크에서 예시한 것처럼, 비스타가 연기되고 연기된 것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에어버스의 A380은 어떻고? 원래 야심작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법인가?)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은 애플이 래퍼드 개발부서에 소속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력과 품질 검사 담당자들 아이폰 개발 부서 쪽으로 재배치한다고 밝힌 것에 안테나를 곤두세웠다. 그들은 여기서 무슨 냄새라도 피어오를까 온 신경을 모은다. 그리고 이들은 일의 순서대로 이런 의문을 갖는다. 과연 아이폰은 6월 출시 예정일에 시장에 나올 수 있을까? 인력재배치는 아이폰 생산과정에 차질이 생겼다는 말이 아닐까? 겨우 타 부서 인력이 동원될 정도의 문제를 몇 주 간의 벼락치기로 해결할 수
있을까? 차라리 출시를 연기하고 보다 단단한 제품을 들고 나오는 게 낫지 않을까? 애플을 바라보고 아이폰을 바라보는 예사롭지 않은 기대감을 보면 차라리 그게 더 낫지 않을까?
비즈니스위크의 분석에 의하면, 아이폰에 탑재되는 기술적인 솔루션들을 정비하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드는 모양이다. 예를 들면,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모바일이라든가 노키아 (Nokia) 의 심비안에 필적하는 아이폰 운영체재를 탑재하고 싶어한다. 애플은 아이폰을 이용한 온라인 상거래를 활성화할 목적으로 모바일 시스템에 사용되는 운영체재 성능을 처음부터 강력하게 구성고 싶어한다. 비즈니스위크의 표현대로라면, "처음이라고 1.0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4.9 버전의 강력한 성능을 탑재하고 싶어한다." 그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또 다른 예로는 배터리 작동시간에 얽힌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 아이폰은 작은 크기에 강력한 기능을 탑재한다. 본체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배터리 크기도 작아야 한다. 반면 강력한 기능을 구사하려면 배터리 성능도 강력해야 한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충돌하는 요구이다. 충돌을 해결하고 잠재우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이 바닥에서 통박이 굵어 온 비즈니스위크의 분석이 옳다면, 6월 중에 아이폰이 출시되리라는 기대는 일단 접어야 할 듯하고, 심할 경우 반팔 옷 넣고 다시 긴팔 옷 꺼내 입을 때까지 아이폰 기대를 접어야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애플의 깜짝쇼라는 게 있을 수도 있으니... 다른 것 다 늦어도 아이폰만은... 하는 정신이라면 제 때에 맞춰서 제품이 출시되고 애플 스토어 앞에 길게 늘어 선 줄을 올 6월 중에 보게 될 수도 있다.
+ 비즈니스위크의 기사를 보려면,
iPhone: Harder to Build than Apple 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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